EU의 新배터리 규정으로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올 상반기 새 배터리 생산시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를 강화하는 규정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국내에서는 해당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성일하이텍에 관심이 쏠렸다.
실제 배터리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성일하이텍의 뛰어난 기술력을 알아보고 협력관계를 맺어왔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내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고 성장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폐배터리 관련 시장의 전망도 밝기 때문에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포스코홀딩스도 지분을 투자해서 폴란드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삼성 계열사는 성일하이텍의 주식 13.8%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있다. 확인한 결과 삼성SDI가 8.81%, 삼성물산이 4.9%, 삼성벤처투자가 0.0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SDI는 공장에서 생기는 배터리 불량품이나 폐기물을 성일하이텍에 공급하고,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원료를 추출해 다시 삼성SDI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에코프로이엠(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의 합작사)과 성일하이텍이 ‘황산코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두 기업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SDI측은 “성일하이텍은 당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향후에도 협력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은 지난해 성일하이텍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상업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의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과 성일하이텍의 니켈·코발트·망간 회수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이노가 SK온(배터리 제조사)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일하이텍과 해외 진출 등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SK이노측은 “지난해 성일하이텍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후, 2025년에 국내 첫 상업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측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포스코홀딩스나 LG에너지솔루션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발표되는 EU의 정책들에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EU의 ‘新배터리 규정’이 올해 상반기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새 배터리를 생산할 때 사용해야 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의 양이 증가한다. 코발트는 16%에서 26%로, 리튬은 6%에서 12%로, 니켈은 6%에서 15%로 늘어나는데, 성일하이텍이 폐배터리에서 해당 원료들을 추출하는데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일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국내 유일의 대규모 습식제련 기술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크게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나뉘는데, 습식제련 기술은 후처리 공정에서 필요하다. 이 기술로 전처리를 통해 회수한 금속 분말에서 코발트·니켈·망간·탄산리튬 등과 같은 고순도 배터리 원료를 얻는다.